“북 장애인 200만명 추산” 등대복지회 지속 지원… 11개 특수교 희망의 메아리
입력 2010-02-04 17:43
평안남도 대동군 와우리에 위치한 대동맹아학교. 조용하던 이 학교에 최근 신나는 합주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교회들이 지원한 기타와 북, 하모니카, 실로폰 등 악기로 구성된 맹아예술단의 연주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학교 한켠 급식실에는 부지런히 돌아가는 국수와 콩우유 기계가 학생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 국수와 콩우유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독교 정신으로 북한 장애인들을 돕고 있는 등대복지회(대표 장창만 목사)는 11개 특수학교(맹학교 3곳, 농학교 8곳)를 비롯한 북한 장애인들에게 최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등대복지회는 2006년부터 북한 장애인들을 위해 식량과 생활필수품 등을 지원해 왔다. 최근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평양노회 등의 지원으로 콩우유와 국수기계 등 급식 설비, 농자재, 의약품을 지원하고 있다. 특수학교 교육을 위한 교육 기자재와 악기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등대복지회에 따르면 북한의 특수학교 사정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종 재활 장비와 특수교육 기자재들이 수요를 채우기에 역부족이고, 근본적으로 교육 및 숙식 환경 개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라는 것.
북한 당국이 지난해 비공식적으로 밝힌 장애인은 76만여명(북한 인구의 3.2%). 하지만 통상 인구의 10% 정도가 장애인인 것을 감안하면 북한 인구 2400만여명 가운데 장애인은 2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장애인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자연스레 북한의 장애인들은 부모의 짐이었다. 2003년 6월 장애자보호법이 채택됐지만 여전히 북한 장애인들은 ‘인권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런 가운데 장애인복지야말로 남북통일의 기초라는 것을 북한 지도층에 꾸준히 제기해 온 등대복지회가 가까스로 북한 장애인 지원 사업에 첫 발을 뗄 수 있었다. 2006년 2월 북한의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와 장애인 지원 사업에 전격 합의한 것. 2007년 5월엔 평양 보통강 구역에 장애인자립자활센터를 개원했다. 낡은 아파트를 개조해 이·미용, 양장, 한복, 시계·신발 수선, 도장, 사진 현상 등 장애인들의 일터로 활용하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