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국사, 신문 형식으로 색다르게 정리… ‘근현대사신문’

입력 2010-02-04 17:37


강응천 외/사계절/근현대사신문

출판기획집단 문사철이 기획한 ‘근현대사신문’은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신문 형식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1876년 개항부터 1945년 해방까지를 다룬 근대편과 해방 이후부터 2003년까지를 다룬 현대편으로 나뉘어있다. 두 권 모두 20호로 구성돼 있으며 각 호는 2∼5년 단위로 역사적인 주요 사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메인 뉴스를 시원한 이미지와 함께 소개하는 1면과 국내, 세계, 사설과 해설, 사회·경제, 과학, 문화, 생활·단신 등 8개 면이 기본구성이다. 해방처럼 특별한 사건은 호외로 다뤘다.

근대편 1호(1876∼1880년)는 ‘조선의 개항과 서세동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쇄국정책을 밀어붙이던 흥선대원군이 물러나면서 조선이 개항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정국의 긴장감이 높아가는 상황을 전한다. 사설에서는 조선과 일본의 개항협상이 불평등조약으로 마무리됐음을 지적한다. 해설은 조선개항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응을 전한다. 중국 상하이와 일본 나가사키 등 해외 개항의 현장을 찾아가 개항의 의미를 짚어본 특파원보도도 눈길을 끈다.

과학면에서는 과학전문 잡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의 창간, 발명가 에디슨의 백열전구 발명, 지석영의 종두법 개발 등으로 꾸몄다. 문화면에서는 노르웨이 극작가 입센의 ‘인형의 집’ 발표 소식과 개항을 맞아 관심을 끌고 있는 두 권의 책 ‘조선책략’과 ‘한불자전’을 소개하고 있다. 인디언이 미국 기병대를 격파한 사건, 쿠바가 에스파냐에 맞서 독립전쟁을 일으킨 사건, 남아프리카 줄루족이 영국군에게 패한 사건 등 제3세계의 소식을 전하는 코너도 있다.

‘근현대사신문’은 이와 비슷한 형식으로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 한·일병합, 3·1운동, 한국전쟁, 4·19혁명, 5·16군사쿠데타, 광주민주화운동 등 우리 근현대사의 큰 물줄기를 사진과 그래픽, 삽화 등을 곁들여 담아내고 있다. 우리 근현대사가 중심이지만 세계대공항, 2차 세계대전, 미·소의 우주경쟁, 베트남전쟁, 68혁명, 냉전 종식 등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도 지면에 비중있게 배치했다.

한반도와 세계의 역사를 바꾼 굵직한 사건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평가하고 재해석한 글들은 근현대사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돕는다.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우리 역사와 세계 역사의 흐름을 하나로 엮어내서, 우리의 눈으로 세계를 보고 세계사 속의 우리를 보는 안목을 길러준다는 것이 이 책의 소중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