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더 넓고 깊은 영성으로 가는 열린 문… 기쁨의 신학자 존 파이퍼 신작 3권

입력 2010-02-04 17:46


삶을 허비하지 말라/생명의말씀사, 말씀으로 승리하라/IVP, 존 파이퍼의 거듭남/두란노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기쁨이다. 좋은 책이 사장되는 것은 슬픔이다. 존 파이퍼(John Piper)의 책을 읽는 것은 기쁨이다. 반대로 한국 내에서 아직 그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슬픔이다.

존 파이퍼는 현재 미국 내에서 집회 섭외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물이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베들레헴교회 목사(정확히 현재는 설교목사)인 그는 ‘기독교 희락주의자’ 혹은 ‘기쁨의 신학자’로 불리는 복음주의 목회자다. 탁월한 영성작가이기도 한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을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다. 신자들이 하나님의 압도적인 영광에 굴복해 세상이 주는 즐거움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을 주시는 하나님께로 돌아갈 것을 강조한다.

그는 최근 몇 차례 미국 내 한인 청년부흥집회인 자마대회의 주강사로 나섰다. 대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의 깊은 영성과 도전적인 말씀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파이퍼 목사의 책은 국내에도 이미 수십권 소개됐다. IVP를 비롯해 생명의말씀사, 두란노, 부흥과개혁사, 좋은씨앗 등이 파이퍼 목사의 책을 주로 펴낸 출판사다.

최근 두 달 사이에 ‘삶을 허비하지 말라’(생명의말씀사)와 ‘말씀으로 승리하라’(IVP), ‘존 파이퍼의 거듭남’(두란노)이 번역, 출간됐다. 이 세 권 모두 꼭 읽어볼 책이다. ‘삶을 허비하지 말라’는 인생의 방향에 대한 강력한 도전을 주는 책이다. 하나님은 단 하나의 열정, 하나님을 기뻐하며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그 열정으로 살라고 우리를 부르셨다. 책을 펴면 그런 열정이 없는 삶은 허비되는 삶이라는 파이퍼 목사의 경고를 들을 수 있다. “아무도 마지막 날에 ‘삶을 낭비했습니다’라고 하지 않게 하소서”라는 그의 말을 외면할 자 누구인가.

‘말씀으로 승리하라’는 파이퍼의 저서인 ‘하나님을 기뻐할 수 없을 때’ 중 7장과 8장을 재편집해 엮은 것이다. 그만큼 이 두 장의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파이퍼 목사는 말씀이야말로 기쁨을 찾는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묵상과 암송, 필사 등으로 말씀을 체화하는 방법, 영적 독서의 유익 등에 대해 말한다. 말씀과 동행하는 삶을 배우기 원하는 크리스천들의 필독서가 될 만한 책이다.

‘존 파이퍼의 거듭남’은 소위 거듭났다는 크리스천들이 왜 비신자들과 구별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탄생한 책이다. 거듭남은 인간 부패에 대한 예수님의 해결책이라며 복음적 교리를 명쾌히 제시하는 저자의 글을 통해 거듭남이라는 신자로서 포기할 수 없는 명제를 깊이 생각할 수 있다.

국내에 나와 있는 존 파이퍼의 책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도대체 왜 파이퍼 목사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하는 것일까.’ 일반인들이 쉽게 판매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인터넷서점 ‘예스24’의 검색창에 ‘존 파이퍼’란 이름을 치면 그의 책들이 모두 나온다. 그런데 판매지수는 신통치 않다. 아니, 형편없다. 탁월한 저자의 좋은 내용의 책들이 한국 기독독자의 보편적인 사랑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파이퍼 목사의 책이라면 무조건 사는 마니아층도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존 파이퍼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본다. 미국에서 직접 그를 접한 한인 기독인들이 환호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파이퍼를 알게 된다면 국내 크리스천들이 미국 교회 지도자들에 대해 갖는 일종의 편식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

‘열방을 향해 가라’(좋은씨앗) ‘하나님을 기뻐하라’(생명의말씀사) ‘예수님이 복음입니다’(부흥과개혁사)를 비롯해 칭의교리와 관련, 영국의 신학자 톰 라이트를 비판하며 전통적 칭의론을 성경적으로 변호한 ‘칭의논쟁’ 등은 놓치기 아까운 파이퍼 목사의 책이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그의 육성 강연과 설교 장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