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가·산업계 ‘도요타 때리기’… UAW는 ‘공장 폐쇄’ 요구 시위
입력 2010-02-03 18:49
하원, 두차례 청문회 개최 예고
미국 정부와 의회, 산업계의 동시다발적인 일본 도요타 자동차 ‘몰매 때리기’가 심상치 않은 양상이다. 레이 러후드 미 교통장관은 “도요타가 가속페달 안전성에 문제점이 드러났을 당시 굼뜨게 대처하는 ‘약간의 안전 불감증(a little safety deaf)’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 당국이 압력을 가했고, 결국 도요타는 230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러후드 장관은 안전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도요타 측이 강하게 반발했으나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관계자들이 일본을 방문, ‘본사 경영진에게 심각성을 일깨운(wake them up)’ 이후에야 리콜이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AP와의 인터뷰에서 나온 러후드 장관 발언은 도요타 리콜 사태 이후 미국 정부 당국자의 입장 표명 가운데 가장 신랄한 비판을 담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 정치권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와 에너지통상위원회는 각각 오는 10일과 25일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양 위원회는 도요타와 미 관계 당국이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늑장 대처했는지를 집중 따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을 잠식해 온 도요타는 그동안 줄곧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등 경쟁 업체들의 반발을 사왔다. 특히 파산보호 절차를 거친 GM은 미 정부가 대주주가 된 터여서 이번 의회 청문회에서 도요타에 퍼부어질 질문의 강도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도 도요타에 대한 전방위 공세에 뛰어들 태세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도요타 공장 가동중단 계획을 철회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UAW는 이 사안을 이번 리콜 사태와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들은 지난주 워싱턴 일본 대사관 앞에서 공장폐쇄 반대 시위를 하면서 “도요타가 수년간 안전 문제를 방치했었다”고 주장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