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한류’ 中 부유층 휩쓸어… 對中 농식품 수출 10년새 3배
입력 2010-02-03 21:35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중국의 저가 농식품 대 부유층을 겨냥한 한국의 고가 농식품.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저가의 중국산 농식품이 국내 식단을 장악하고 있는 사이 품질을 무기로 중국 부유층을 파고드는 우리의 틈새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한 농식품은 모두 5억6520만 달러에 달했다. 1999년 1억4928만 달러보다 278.6%나 늘어난 액수다. 10년 새 3배 이상 커졌다는 뜻이다.
중국은 2006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 대상국 중 3위에 머물렀으나 2007년부터 미국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중국으로의 국산 농식품 수출이 확대된 것은 중국 내 부유층을 겨냥한 부자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국 내 고소득층이 멜라닌 분유파동 등으로 자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한 우리 농식품을 많이 찾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소비시장을 이끌어갈 고소득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우리 농식품의 수출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월 2만 위안(337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은 1억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고소득층 ‘월광족’은 3000만명이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농식품은 당분의 일종인 자당, 오징어, 라면, 커피믹스 같은 커피조제품, 밤, 베이커리, 난초, 삼치, 명태, 유자, 팽이버섯, 참치, 김 등이다. 특히 홍콩으로 수출되는 3000만 달러 규모의 홍삼 중 상당 부분이 중국 본토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의 유통업체들이 중국에 많이 진출한 것도 우리 농식품이 판매망을 확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24개 매장, 롯데마트는 11개 매장이 진출해 있고 CJ홈쇼핑이 온라인과 TV를 통해 우리 농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108개 매장을 가진 현지 유통업체 RT마트와 한국 농식품 취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반면 중국이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농식품은 증가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음식점 등의 원산지 표시제가 확산되면서 국산 김치에 대한 수요가 늘어 중국 김치 수입이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