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년 연장 바람… 65세에서 67세로

입력 2010-02-03 18:16

초고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에 정년 연장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독일 덴마크 영국 등에 이어 스페인 정부가 최근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는 정년 연장안을 2013년부터 점진적으로 시행해 2025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법정 최장 정년 67세가 되는 나라가 된다고 현지 언론인 바르셀로나리포터가 3일 보도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의 정년은 프랑스(60세), 스웨덴(61세), 헝가리(62세), 핀란드(63세) 등을 제외하고는 65세가 가장 많다. 앞서 독일과 덴마크는 67세로 정년을 연장하는 안을 시행키로 했다. 시행 기간은 독일의 경우 2012∼2029년, 덴마크는 2024∼2027년으로 예정됐다.

영국은 현재 남자가 65세, 여자가 60세로 돼 있는 것을 몇 단계로 나눠 조정한다. 여성 정년이 2010∼2020년 65세로 상향된다. 이후 남녀 모두 2024년에서 2026년에 걸쳐 68세로 늘린다. 헝가리는 올해 5년 늘어난 62세로 조정했다.

유럽 사회에 은퇴연령 연장 바람이 거센 것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로 연금재정에 심각한 위협이 초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국가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나라에서는 2049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와 노동인구의 비율이 같아진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런 이유로 스페인 사용자 단체인 CEOE는 정년을 70세로 상향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도 지난달 30일 의원들과 가진 모임에서 “이대로 가면 2020년쯤 사회안전망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정년 연장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