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美-中 관계… 위기국면 치닫나

입력 2010-02-03 18:17

철강 관세·구글사태·무기판매 등 잇단 충돌

달라이라마 문제 겹쳐… 북핵 공조 등 차질


미국과 중국이 사사건건 맞대응을 하면서 양국 관계가 심상치 않은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중국에서의 인터넷 검열과 해킹에 따른 구글사태로 양국의 기싸움은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 무기 판매를 결정하자 중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상황은 극도로 악화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문제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가 더욱 불투명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중국이 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은 양국관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지만 미국은 즉각 정면으로 거부했다.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뉴햄프셔 방문을 수행하던 도중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지도자들에게 달라이 라마를 만나겠다고 말한 바 있고, 또 그렇게 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그렇다고 무조건 강(强) 대 강으로 치닫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상호교역 규모가 무시할 수 없는 데다 국제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등 국제사회에서 G2(주요 2개국)로서 공동 이익을 위해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만과 티베트 문제가 복잡하게 진행될 경우 신냉전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란 주권문제로 바라보고, 미국은 인권문제뿐 아니라 동아시아 정책문제와도 연계시킬 경우 서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강 대 강 대결국면이 계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경우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 협력, 이란 및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간 협력이 필요한 국제·지역 이슈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