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법조타운은 지금… 판·검사 형제들 잇단 ‘한집 살림’

입력 2010-02-03 20:48


법원과 검찰이 이달 들어 잇따라 정기인사를 하면서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함께 일하는 법조인 가족이 늘었다. 서초동에는 대법원과 서울고법·중앙지법, 대검찰청과 서울고검·중앙지검 등 법조계 주요 기관이 밀집해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에서는 이상훈(53·연수원 10기) 인천지법원장이 11일자로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발령 나면서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전보된 동생 이광범(50·연수원 1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초동에서 함께 근무하게 됐다. 서울과 인천에 흩어져 있던 형제가 서초동에서 재회하게 된 셈이다.

이 부장판사가 2006∼2007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며 사법정책 개선을 주도할 때 이 법원장이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 일선에 근무했는데 이번엔 근무 위치가 바뀌었다.

최근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논란이 된 가운데 판·검사 형제가 서초동에서 만난 사례도 있다. 수원지법의 이종석(48·연수원 15기) 수석부장판사와 이기석(43·연수원 22기) 서울중앙지검 총무부 부장검사가 주인공이다. 이 수석부장판사가 정기인사에서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발령 나면서 동생인 이 부장검사와 바로 옆 건물에서 일하게 됐다.

이 부장검사는 “집도 가까운 곳에 있어 앞으로 더 자주 보겠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와 이 부장검사는 2001년에도 대구지검과 대구지법에서 나란히 근무한 적이 있다.

이번 인사에 해당되진 않지만 검찰에서는 신경식(45·연수원 17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와 동생인 신영식(41·연수원 29기) 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 검사가 지난해 8월부터 한 건물 안에서 근무하고 있다. 신 검사는 3차장 검사 산하인 금융조세조사3부 소속이어서 형의 수사 지휘를 직접 받지는 않는다.

부부인 조성욱(47·연수원 17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과 노정연(42·연수원 25기) 법무부 여성아동과장, 형제인 김창(45·연수원 21기) 대검 감찰1과장과 김훈(43·연수원 21기) 수원지검 형사2부장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근무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까지 포함한다면 서초동에서 활동하는 법조인 가족 수는 더 많을 것”이라며 “법조인 수가 늘어나면서 법조 가족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