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10년 맞은 거금도 옥룡화평교회의 꿈 “세례 교인 15명 채우고 예배당 건축을…”

입력 2010-02-03 18:02


전남 고흥 녹동항에서 배를 타고 25분쯤 가면 나오는 거금도. 그 섬 남쪽의 옥룡마을에는 교회가 딱 하나 있다. 장종태(47) 목사가 부인, 어린 딸 둘과 함께 2000년 12월 개척한 옥룡화평교회(사진)다.

교회는 마을 중심부에서 400여m 떨어진 언덕배기에 들어섰다. 장 목사는 낡은 빈집에 거처를 마련하고, 그 집에 딸린 창고를 헐어 손수 조립식 예배당을 지었다.

60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김씨 집성촌으로 유교적 색채가 강한 곳이다. ‘육지사람’인 장 목사는 마을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한 일부터 시작했다. 정화조를 묻는 일이나 보일러 수리하는 일을 자청했다. “교회에 나오시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 명, 두 명씩 성도들이 찾아오더니 지금은 20여명으로 늘었다. 대부분은 나이 70이 넘은 노인들이다.

옥룡화평교회는 이제 마을의 든든한 ‘자식’으로 자리잡았다. 봄과 가을에는 마늘 양파 참깨 등의 파종과 수확을 돕고, 여름에는 마을 도배나 페인트칠, 제초 작업을 한다. 겨울에는 노인정 점심식사 봉사를 하는데 매번 30여명의 노인들이 모인다고 한다.

이 교회는 개척 10년을 맞은 올해, 작은 꿈을 꾸고 있다. 세례교인 15명을 채워 설립예배를 드리고, 권사 직분자 1명을 세우는 것. 이보다 급한 것이 예배당 건축이다. 무허가 건물인 지금의 낡은 예배당을 마을 중앙의 마을회관 근처로 옮기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연간 예산 600만원인 교회 형편으로는 이루기 힘든 계획이다.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를 올해 교회 표어로 정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장 목사는 “작은 예배당을 새로 짓고 그 안에 마을 어르신들이 쉴 수 있는 쉼터도 마련하고 싶다”며 “기도하고, 노인들을 섬기면서 선한 이웃으로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061-842-0759).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