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골프계 그루브 논쟁 가열… ㄷ자형 아이언·웨지 사용 금지

입력 2010-02-03 18:01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그루브(Groove:클럽 페이스에 파인 홈)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세계골프 양대 단체인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 1월 1일부터 모든 프로대회에서 스퀘어(ㄷ자형) 그루브가 있는 5번 이상 아이언과 웨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깊게 파인 스퀘어 그루브가 장착된 아이언이나 웨지로 선수들이 깊은 러프에서도 강한 스핀을 구사해 그린 위에 볼을 쉽게 안착시킨다면 기량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지난 주 토리파인스 골프장 남코스에서 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75∼100야드 사이 어프로치샷은 홀에 평균 7.35m 거리에 떨어져 지난 해 평균 6.61m 보다 멀었다. 이는 바뀐 그루브 규정 때문에 스핀이 덜 먹어 볼이 그린에서 굴러가는 거리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이 V자형 그루브를 변형시킨 20년 전 U자형 그루브 골프채를 들고 나오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1984년 골프용품업체 핑이 만든 ‘핑 아이2’ 웨지는 기존 V자형 단면을 가진 그루브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어 U자형의 모양을 갖게 됐고, 이는 임팩트 시 볼과 클럽페이스의 접촉 면적을 넓혀 더 강한 스핀을 걸 수 있는 효과를 냈다. USGA는 이 제품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지만 핑은 법정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핑 아이2는 1990년부터 적법성을 인정받았다.

미켈슨 등 일부 선수들이 지난 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바로 이 ‘핑 아이2’를 사용했다.

하지만 PGA 투어 멤버인 스콧 매캐런(미국)은 “대다수의 선수들이 V자형 그루브를 사용하는데 20년 전 U자형 그루브가 장착된 웨

지를 들고 나온 것은 사기다”라며 미켈슨을 정면 겨냥했다. 이에 대해 미켈슨은 “나는 법적으로 적합한 클럽을 썼다”며 명예 훼손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매커런은 3일(이하 한국시간) 사기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미켈슨에 일단 사과했다.

팀 핀첨 PGA 투어 커미셔너도 이날 캘리포니아에서 선수들과 함께 그루브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그 결과를 4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