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작권 전환 재협상 가능성
입력 2010-02-03 21:51
정부 “美에 타진”… 캠벨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에 대한 재협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작권 전환에 따른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면서 “미국 측도 이런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방한 중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통해 이런 입장을 전달하면서 전환 시기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또 “전작권 전환에 우려감을 제기하는 분들은 대부분 한·미동맹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며 “정부는 이런 분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재향군인회와 성우회 등 보수단체들은 줄곧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등 안보상황이 급변했다며 전환 시기 연기를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캠벨 차관보는 서울 남영동 미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은 한국의 강력한 파트너 국가로서 (한국 내부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양국 고위 지도자들 간 더욱 대화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 군사력과 한국 고위지도자들의 판단에 우리는 커다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안보나 자신감을 저해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달 20일 김태영 국방장관이 “2012년에 전작권이 넘어오는 것이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말한 뒤 재협상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한 논의는 올해 6월로 예상되는 양국 외교·국방장관 4명이 참석하는 ‘2+2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