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대로 실천하니 사랑이 왔어요” 믿음으로 행복 찾은 정영희 집사네 가족

입력 2010-02-03 17:49


“온 가족이 영유아부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 오늘도 천국에서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란 기도가 절로 나와요.”

지난달 31일 주일 영유아부 예배에서 만난 정영희(38·순복음부천교회 집사)씨가 성령 충만한 얼굴로 자랑하듯 말했다. 그러나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며 부끄러운 듯 미소지었다.

2003년 서른을 넘긴 나이에 결혼을 하고 결혼생활에 적응도 하기 전에 엄마가 되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나이만 많았지 아직 철도 들지 않았던 때라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막막하고 두려웠다고 한다. 아이는 그에게 짐 같은 존재였고 일주일에 겨우 한 번 드리는 주일예배 때는 더욱 그러했다고 고백했다.

“아이가 울며 보챌 때마다 성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바심내야 하는 시간이 너무 곤혹스러웠어요. ‘이 아이만 아니어도 은혜를 받을 텐데…’라며 모든 원망을 아이에게 쏟아 부으며 짜증을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오기 일쑤였지요.”

정씨는 남편과 함께 아이를 데리고 예배에 나오는 사람들을 볼 때면 마냥 부러웠다. 믿지 않는 남편 최상수(38)씨는 늘 늦게 들어오고 주말이면 하루 종일 누워 TV를 보거나 취미생활을 즐기러 나가기 바빴다. 때문에 부부 간 대화는 부족했고 바로 옆에 큰 공원이 있는데도 아이를 데리고 나가 놀아주지 않아 늘 서운했다.

그러나 정씨는 아이보다 자신을 위해 영유아부 예배를 드리면서 생활이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주 예배에서 전도사의 말씀은 너무 부담스러웠다. 내가 하나님 앞에 바로서야 아이의 영이 산다,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기 전에 먼저 부부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여자가 먼저 낮아져서 남편을 섬겨야 한다 등. 매주 전도사의 말씀이 잔소리로만 들렸다. 그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영유아부 예배에 나오지 않든지 계속 나오려면 그 말씀대로 살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정씨는 다행히 후자를 선택했고 실천해보기로 결심했다.

전도사의 말씀대로 남편을 칭찬하고 높여주며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다만 남편의 존재 자체에 감사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주말엔 편히 쉴 수 있도록 잔소리를 하지 않았으며 남편이 낮잠 잘 때 행여 아이가 떠들면 아이를 조용히 시키는 등 남편을 배려해 주었다. 이러한 정씨의 모습에 남편도 조금씩 마음을 여는 듯했다.

그러던 중 둘째 아이가 태어나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가기 버거워졌다. 남편에게 일주일에 한 번 봉사하는 셈치고 영유아부 예배를 함께 드려달라고 부탁하자 의외로 흔쾌히 허락했다. 남편은 교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성령수양회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을 했다. 그리고 180도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그토록 즐겨보던 TV를 끄고 정씨와 대화를 하고 싶어 했고 매일 밤마다 교회 얘기며 주님 얘기며 서로 받은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또 취미생활도 멀리하면서 아이들과 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렇듯 부부가 하나 되니 아이들이 영뿐 아니라 육도 건강해져서 병원 한 번 가는 일 없이 건강하게 잘 자랐다.

남편은 영유아부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며 영유아부의 부흥을 자신의 일인 양 기뻐했다. 바쁜 아침 늦어서 아침밥은 못 먹고 갈지라도 아이 한 명 한 명 껴안고 기도해주고 출근한다. 정씨도 항상 ‘사랑해 축복해’하며 꼭 안아주고 간다. 덕분에 7살 딸 다영이는 가정예배에서 대표기도를 할 정도로 신앙이 자랐다. 4살 된 민준이는 찬양이 나오면 손들고 진지한 모습으로 몰입한다. 부부는 요즘 매일 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때 축복기도를 해주고 성경책을 읽어주고 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정씨는 가정을 천국의 삶으로 변화시켜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며 두 손을 모았다.

부천=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