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녘 ‘제주의 비애’… 겨울 관광상품 없어 외국인 등돌려

입력 2010-02-03 18:02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가 겨울 관광상품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다.

제주도는 겨울상품 부족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실제 제주의 겨울관광 상품으로 내세울만한 상품은 지난달 28일 중화권 관광객 4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한라산 눈꽃트레킹’이 전부다.

반면 강원도 지역에는 동남아 등 외국 관광객들이 겨울 눈 상품에 유혹당해 대거 몰리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1월 관광객 입도현황’을 집계한 결과 1월 한달간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51만744명으로 지난해 1월 43만6262명에 비해 17.1% 증가했다고 밝혔다. 내국인의 경우 기상악화에 따른 잦은 항공기 결항에도 불구하고 48만578명이 찾아 지난해보다 19.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1월 한달 동안 3만166명이 찾는데 그쳐 지난해 3만5408명에 비해 14.8% 줄었다. 일본인이 9877명으로 6.4% 감소한 것을 비롯해 중국인도 1만4862명으로 지난해보다 10.9% 줄었다. 대만 관광객은 1060명으로 65.3% 줄었고, 싱가포르 관광객도 1491명이 찾는데 그쳐 지난해보다 10.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가 별다른 겨울상품을 내세우지 못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겨울 제주관광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원도는 다양한 겨울상품을 내세워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화천군은 지난달 9일부터 31일까지 열린 산천어축제장에 133만명의 관광객이 몰려 450억원 가량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냈다. 외국인만 7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눈 쌓인 1100도로 설경을 관광자원화하는 등 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겨울상품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