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노회 임원 89% "WCC 신학사상에 문제 있다"
입력 2010-02-03 15:32
[미션라이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목회자들은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강력하게 반대할 때 교단 위상이 높아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대해선 ‘탈퇴는 하지 않지만 개혁은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으며, 선거제도는 현재의 제비뽑기 제도를 직선제나 직선제+제비뽑기의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찬송가공회 판권문제에 대해선 강력하게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 강했다.
이 같은 내용은 본보가 2~3일 총회 임원 및 전국 노회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107명을 대상으로 진행 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노회 임원들은 지역 교회를 가장 가까이서 접하고 있는 그룹으로 예장 합동의 바닥정서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교단이 올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35.5%(38명)가 ‘WCC 대응’이라고 답했으며, 24.3%(26명)가 ‘교단 내 보수신학 사상 정립’이라고 답해 향후 예장 합동의 보수성 강화를 암시했다. 교단 리더십 재구축(11.2%)과 교계위상 확보(5.6%), 한국찬송가공회문제(5.6%)가 뒤를 이었다.
‘WCC 총회에 대해 교단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선 57.9%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31.7%는 유감표명의 수준을 원했다. 6.5%는 무대응으로 답했다. 지지나 적극 지지는 1명(0.9%)에 불과했다.
WCC 총회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압도적으로 ‘신학사상에 문제가 있다’(88.7%)고 답했다. 5.6%는 교단 분열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WCC 정보를 어디서 수집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46.7%(50명)가 신문과 방송 등 매스컴을 통해서라고 답했으며, 도서(38.3%), 주변 목회자들의 이야기(25.2%), 세미나(14%) 등의 순으로 꼽았다. 이들은 교단이 WCC 신학 연구 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스컴과 도서, 주변 이야기를 통해 신학사상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최근 대표회장 선거 이후의 한기총에 대해선 68.2%가 ‘탈퇴하지는 않지만 개혁은 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25.2%는 ‘탈퇴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펼쳐 한기총에 대한 불만의 수준이 꽤 높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정도(48.5%)는 예장 합동이 국내 최대의 교단으로서 그에 걸맞는 위상을 갖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응답자의 대다수가 보수신학을 수호함으로 교단의 위상이 강화될 수 있다(82.2%)고 생각한다는 것. 연합운동 저하시켜 교계 내에서 고립을 자초한다(6.5%)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등에서 구겨진 대교단의 자존심을 WCC 총회 반대를 지렛대로 회복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예장 합동 중심의 보수교단 연합체 결성을 압도적으로 찬성(89.7%)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계 영향력 강화를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55.1%가 내부 지도력 정비를 꼽았고 연합운동 지도자 육성(18.6%), 교회 연합운동에 적극 참여(15.8%)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원활한 연합사업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유연한 신학적 사고는 7.4%만 답해 선행조건을 구비하지 않은 채 보수신학 사상으로 교단 내부를 정비한 뒤 연합사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제도에 대해선 직선제로 변경(30.8%), 직선제+제비뽑기로 변경(19.6%)으로 답해 현재의 제비뽑기 유지(47.6%)보다 변경의 목소리가 다소 높았다. 한국찬송가공회와 관련된 판권문제는 60.7%가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28%가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타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주=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