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능곡 부녀회가 눈시울 붉힌 사연… “사회복지사 꿈 이뤄 은혜 꼭 갚을게요”

입력 2010-02-02 22:44


경기도 고양시 능곡동 새마을부녀회가 5년째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교 급식비와 수업료를 지원해온 사실이 2일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정순 부녀회장 등 회원 16명은 최근 관내 여고생 6명이 보내온 감사의 편지(사진)를 돌려보고 안타까운 사연에 눈시울을 붉혔다.

편지는 부녀회가 마련한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도와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 채 고맙다는 얘기를 적어 보낸 것이다. 부녀회는 헌옷가게를 운영해 얻은 수익과 독지가 성금 등을 합쳐 초등생 10여명과 중·고교생 40여명을 지원해왔다. 지원대상자 선정은 회원 중 한 명이 학교와 접촉해 부탁하되 주는 이가 누구인지 비밀로 할 것을 요구한다. 아이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번에는 학생들이 쓴 편지가 학교를 통해 전달됐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생각 없이 급식비를 지원받아 왔다는 한 학생은 “우연한 기회에 아프리카 아이들의 동영상을 보고 자신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100원짜리 과자 값을 절약해 저금통에 모으는 등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편지에 썼다.

고교 1학년 이모양은 “집안 사정이 어려워 학교에 수업료 면제를 신청했는데 익명의 독지가가 수업료를 지원해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유치원 교사나 사회복지사가 되는 꿈을 이뤄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할머니와 아버지가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학교를 그만둘 생각을 했다는 2학년 학생은 “지금은 씩씩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부녀회는 5년째 초등생 10여명과 중·고교생 40여명을 남몰래 지원해온 것처럼 아이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게 계속 도와 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