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법관 91명 승진·전보… 사법연수원장 손용근, 서울고법원장 구욱서
입력 2010-02-02 22:59
대법원은 2일 서울고법원장에 구욱서 대전고법원장을 임명하는 등 고법부장급 이상 고위법관 91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사법연수원장에는 손용근 특허법원장, 대전고법원장에는 김진권 서울동부지법원장, 대구고법원장에는 최은수 서울서부지법원장, 부산고법원장에는 최진갑 부산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에는 정갑주 광주지법원장, 특허법원장에는 김이수 서울남부지법원장이 임명됐다. 또 신임 법원장에는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비롯한 17명이 자리를 바꿨다. 고참 고법부장인 사법연수원 11기 8명이 법원장으로 승진했고, 고법부장 승진자는 연수원 15기 1명, 16기 7명, 17기 10명 등 모두 18명이다.
구 고법원장은 사법부 내에서 행정·조세 전문가로 손꼽힌다. 간결하고 쉽게 판결문을 쓰는 것으로 정평이 높다. 서울고법 특별부장이던 2005년 전북 주민과 환경단체 등이 제기한 새만금사업 취소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는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확정되면서 건국 이래 최대 국책사업의 지속 기반을 마련했다.
이 지법원장은 특히 채무자 회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2005년부터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며 도산절차에서도 기존 경영자의 경영권을 인정하는 실무 원칙을 확립했다. 동아건설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받아들이고 대한통운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이끌어 내는 등 굵직한 사건을 처리했다.
대법원은 “업무능력과 윤리성에 관해 철저히 검증했고 인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며 “기수와 능력을 두루 참작해 안정적 인사와 적임자 발탁 인사를 병행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우리법연구회 출신을 배제하라는 정치권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동시에 최근 사법 개혁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지법원장의 뒤를 이어 법원행정처 차장에 임명된 이상훈 인천지법원장은 이 대법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에는 사법연수원 수석교수로 자리를 옮긴 김상준 고법부장판사 대신 임시규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겸임한다.
‘용산 참사’ 수사기록 공개를 결정했다가 검찰과 경찰로부터 재판부 기피신청을 당했던 이광범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따라 기피신청은 각하되고 새로운 재판장이 사건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피고인에게 ‘석궁 테러’를 당해 화제에 올랐던 박홍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발령됐다.
선정수 양진영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