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공적 출구전략으로 위기극복 완성을
입력 2010-02-02 19:27
물가가 연초부터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통계청의 그제 발표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3.1%를 기록, 9개월 만에 다시 3%대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물가가 오른 것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 인상, 유례없는 한파와 폭설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주요인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즉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2월에는 2%대로 복귀할 전망이라고 한다.
지금 물가가 신경 쓰이는 것은 인플레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는 시중에 많은 돈을 풀었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로 내렸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금융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남은 문제는 비상체제를 언제 정상체제로 돌려 연착륙을 시도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현재 물가가 그리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부동산 가격 움직임도 아직은 미미하다. 이미 출구전략에 들어간 중국은 경기 회복세와 물가상승 속도가 매우 가파르고 부동산 가격 오름세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었다. 지난달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인도 역시 물가상승 속도가 우리의 배 이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물가상승에 이유가 없던 적이 없었다. 물가상승세가 가파르면 항상 정부는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올랐을 뿐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해 왔다. 비록 최근 상승세가 외부적 요인과 계절적 요인에 기인한다 해도 자칫 인플레 심리를 자극하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맞물려 곳곳에서 버블이 재연될 수 있다. 더구나 이달에는 설이 끼어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환율 변동성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기 극복의 완성은 성공적인 출구전략 시행이다. 그리고 출구전략의 성공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너무 빨라서도 안 되고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 정부는 하반기 이후에나 출구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달쯤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생각이 다르면 가계와 기업 등 시장 참여자들은 불안해진다. 예단하지 말고 철저한 공조와 협의를 통해 성공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