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묘역 화재… 방화 추정 조사

입력 2010-02-02 18:42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김 전 대통령 묘역 상단 언덕에서 화재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묘소 뒤편의 언덕에서 발생한 불은 6.6㎡ 면적의 잔디를 태우고 꺼졌다. 현충원 관계자는 “오전 9시10분 순찰까지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으나 9시30분쯤 묘역을 청소하는 직원이 불이 난 흔적을 처음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불이 난 장소는 현충원 CCTV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화재 현장 부근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친공산주의자로 표현한 한 보수단체 명의의 전단이 발견됐다. 현충원은 오전 8시22분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주변에서 문제의 전단 11장을, 8시55분쯤 무명용사위령탑 주변에서 5장을 수거했다. 화재가 발생한 것은 그 직후다.

한편 경찰은 화재 현장 감식을 시도했지만 현장이 훼손돼 있었다고 밝혔다. 현충원 측은 화재 흔적을 발견한 직후 불탄 잔디 주변을 모두 흙으로 덮었다. 현충원 관계자는 “유족들이 빨리 정리해 달라고 말해 그렇게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