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외환銀 배당금 2010년 1678억 챙긴다… 6년5개월만에 2조488억 회수
입력 2010-02-02 21:25
외환은행이 올해 현금 배당액을 지난해보다 3배 넘게 늘림에 따라 대주주 론스타의 투자금 회수율이 세전 기준 100%에 육박하게 됐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리를 유지하면서 본전을 대부분 되찾은 셈이다.
외환은행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89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당 510원씩 3289억원을 현금배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배당금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36.9%로 지난해의 10%보다 3.69배 늘었다.
이번 배당 결정으로 외환은행의 지분 3억2905만주(51.02%)를 보유한 론스타에 1678억원이 돌아간다. 앞서 외환은행은 2007년 주당 1000원씩 4168억원을 배당한 데 이어 2008년 주당 700원씩 2303억원, 2009년 주당 125원씩 411억원 등 4년 연속 8560억원을 배당했다.
여기에 2007년 6월 지분 13.6%를 매각해 회수한 1조1927억원을 포함하면 누적 회수금은 2조488억원으로 늘어난다. 2003년 10월 2조1548억원을 투자해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6년5개월 만에 전체 투자금의 95.1%를 회수하는 셈이다.
게다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연내에 성공적으로 매각할 경우 추가로 5조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론스타의 연평균 수익률은 46%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을 조기 상환한 데다 현금배당이 늘어나면서 외환은행의 자산건전성은 다소 악화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기자본(Tier 1)비율은 11.01%로, 9월 말 11.52%보다 하락했다.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 회수율이 높아지면서 론스타는 보다 느긋한 자세로 매각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급할 게 없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KB금융지주 외에도 태국 시암은행 인수를 포기한 산업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매각가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