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김성기 국내영업·마케팅 본부장] GM대우 내수 두자릿수 점유율 이끌 ‘구원투수’

입력 2010-02-02 18:35


지난해 GM대우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8.2%였다. 르노삼성자동차(9.6%)에 이어 국내 4위로 밀려난 것.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며 출범한 2002년 이래 최저치다. 점유율 30%를 웃돌던 1997년 대우차 시절은 아련한 추억일 뿐이다.

그래서 구원투수로 나선 김성기(54) 국내 영업·마케팅본부장(전무)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81년 ㈜대우에 입사한 김 본부장은 대우차 유럽 진출 업무를 주도한 뒤 94년부터 2002년까지 대우차 영국판매법인 부사장과 법인장을 역임했다. GM대우 출범 이후 유럽본부 임원을 지냈고 2008∼2009년에는 GM코리아 사장을 지냈다. GM과 대우차를 누구보다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만큼 지난해 11월부터 그에게 ‘옛 대우차 명성’을 되살리라는 특명 하에 내수판매 총책임이 맡겨졌다.

2일 서울 남대문로 대우재단빌딩 GM대우 홍보실에서 만난 서글서글한 인상의 그는 이야기가 거침이 없었다. 김 본부장은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찾아내는 것”이라며 “특히 마케팅은 숫자가 말해주는 것이므로 판매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777명을 선발, 1년간 시승 기회를 주고 평가받는 ‘스타일 777’에 대해 물었다. 김 본부장은 “GM대우가 고객들과 접점을 찾고 다시 태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00명을 뽑은 1차 선발에는 46만5000명이 몰렸다. 그는 “지난해 경기 침체로 GM대우에 문제가 많았지만 사실 우리 차를 타보면 모두 좋아한다”며 “특히 수출이나 내수차 모두 같아 안전성은 자랑할 만하다”고 말했다.

95년 대우차가 영국에 출시되자마자 시장점유율 1%를 차지한 것을 지켜본 그다. 따라서 김 본부장은 올해 내수 두자릿수 점유율 회복쯤은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회복 동력으로는 대우자동차판매가 독점하던 전국 판매망을 4개 총판 체제로 바꾼 책임지역총판제를 꼽았다.

김 본부장은 “의욕을 가진 총판들인 만큼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해보자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점유율이 10%선으로 올라왔고 책임지역총판제가 자리 잡을 3월부터는 판매대수가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마다 차량 10대 이상을 전시할 수 있는 대형 숍을 열겠다고 했다. 또 중고차가 제값을 받고 영업사원들은 판매에만 전념토록 하기 위해 현재 SK엔카와 경기도 부천에 운영 중인 중고차 숍을 연내 전국에 2∼3곳 더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브랜드가 안정돼야 가능할 터. 최근 관심 대상인 GM 대표 브랜드 ‘시보레(Chevrolet)’ 교체건과 관련된 진행 상황을 물었다. 쉽게 결정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본부장은 “당초 2년 전부터 나온 얘기로,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3월 말까지 결론낼 것”이라면서도 “브랜드라는 게 역사가 있기 때문에 GM그룹 차원에서도 얘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내부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젊은층은 대우차에 대한 충성도가 없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국차에 대한 노출이 많아져 국수주의적 저항감은 없어졌다는 것. 또 시보레는 GM 브랜드 중 하나지만 도요타, 포드에 이어 세계 3위로 전 세계 150개국에서 팔리고 있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GM이 GM대우의 주력인 경소형차를 미국에서도 생산키로 했다는 것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소비 급증 대처 방안일 뿐이라는 것.

그는 “라세티 프리미어의 경우 세계적으로 미출고 물량이 2만대에 달해 군산공장 생산량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면서 “GM대우의 수출물량을 뺏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공유하겠다는 GM의 미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