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省·市·자치구 수장 31명 중 24명, 정계입문 후 오지서 육체노동 경험

입력 2010-02-02 18:25


중국 31개 성(省), 시(市), 자치구(自治區) 수장 중 대부분인 24명이 정계 입문 후 시골 등 오지에서 육체노동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남방도시보가 31명의 성급 지방행정 수장들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7명만 정부 부처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나머지는 하방(下放·농촌에서의 육체노동 종사)돼 공장 노동자나 농민, 창고 관리원 등으로 일 한 경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현재 평균 연령은 57세로 50대(22명)가 가장 많았다. 나머지는 40대 2명, 60대 7명이다.

따라서 이들 대부분은 문화대혁명(1966년 5월∼76년 10월)과 개혁개방 시기를 거쳤다. 특히 문화대혁명 당시 지식인을 농촌으로 보내는 하방운동을 겪어야 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농촌 등에서 육체노동을 하다 다시 대학에 들어가 공부한 뒤 정부관리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31명은 모두 남성이고, 고학력 소유자였다. 모두 대학을 졸업해 석사 21명, 박사도 뤄후이닝(駱惠寧) 칭하이(靑海) 성장 등 4명이나 됐다. 이들은 지도자 중 이공계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법률, 경제, 철학 등 주로 인문계 출신이 많았다.

이들은 평균 23세에 공산당에 입당했고, 29세에 정계에 입문했다. 정계로 입문한 이후 지방행정 수장이 되기까지는 25년이 걸렸다.

행정수장이 된 이후엔 대부분 탄탄대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재 31개 성, 시, 자치구 1인자인 당서기들의 절반 정도인 15명이 성장 등 지방행정 수장 출신이다. 또 중국 최고 권력기구인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5명,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중 11명이 성장 등을 역임했다.

당 중앙에서는 이를 위해 끊임없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1명 중 28명은 1년 이상 고위관리로서의 학습과 훈련과정을 거쳤고, 14명은 두 차례 이상 특별 학습과정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성급 이하 지방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 중앙에서는 이들을 임명하면서 ‘지역교차’ 근무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상호 경험을 교환하고 균형발전을 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방경제 중심인 톈진(天津)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황싱궈(黃興國) 톈진시장은 앞서 남방경제 발달지역인 저장(浙江)성에서 근무했다. 궈진룽(郭金龍) 베이징 시장도 티베트와 안후이(安徽)성 등 낙후지역에서 근무한 뒤 베이징에 입성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