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국민들 “정부가 해준 게 뭐냐”

입력 2010-02-02 21:31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지진 발생 이후 20일 만에 첫 정치 집회가 열렸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전날 시신 공동매장지에서 열린 지진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수백명의 참석자들이 르네 프레발 대통령을 성토하면서 정부에 대한 비난과 항의를 쏟아낸 것이다. 이들은 지진 이후 정부가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2004년 물러난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여전히 거리를 떠도는데도 정부는 우왕좌왕하며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치안도 여전히 불안하다. 유엔은 제레미 공항 인근에서 식량을 싣고 가던 유엔 차량이 무장한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면서 “전체적인 상황은 안정되고 있지만 잠재적 불안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아이티 정부가 미국 침례교회 교인 10명을 ‘어린이 납치’ 혐의로 체포한 사건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아이티에서 33명의 어린이를 도미니카로 데려가려다 지난달 29일 국경에서 체포됐다. 아이티 정부는 미국인들이 적법한 절차 없이 아이들을 입양시키려 했으며, 일부 어린이는 부모도 있다고 밝혔다. 마리 로런스 조셀린 라세게 아이티 통신장관은 “어린이 유괴는 심각한 문제로 기소할 방침”이라며 “필요하다면 미국에서 재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포된 이들은 “우리가 직접 아이를 돌보려 했다”며 “나중에 필요한 절차는 밟을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