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說에 실무회담 봄바람
입력 2010-02-02 22:06
남북 정상회담 개최설이 가열되면서 남북 당국 간 실무접촉도 상당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역으로 실무접촉에서 결실이 나올 경우 정상회담으로 가는 탄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끝난 제4차 개성공단 실무회담도 뚜렷한 합의점은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통행·통신·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를 군사실무회담 채널에 넘기고 임금 인상과 근로자 숙소 건설 문제를 다음 실무회담에서 협의키로 한 것만도 ‘절반의 성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2일 “남북이 3통 문제를 풀 수 있는 진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군사실무회담에서 3통 문제가 풀릴 경우 임금 인상 문제도 결국 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실무회담에서 지난달 19∼21일 해외공단 시찰 평가회의에 비해 보다 실무적인 분위기에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합의만 안 했지 매우 진지한 분위기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북은 다음주 중 군사실무회담을 열어 3통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이미 2007년 12월 상시 통행과 인터넷 통신 허용, 선별 통관 등을 골자로 한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재합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임금 인상 문제도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남북 관계 전문가는 “근로자 임금이 낮다는 점은 일부 입주기업들도 인정한다”며 “기업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국 올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도 다음주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남측은 고(故) 박왕자씨 총격 사건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제도화 등 세 가지를 관광 재개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지난해에는 관광 대가를 현금으로 주는 게 걸림돌이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많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