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해외 차출 美국방부 첫 명문화
입력 2010-02-02 18:14
미국 국방부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0 4개년 국방검토(QDR) 보고서’에서 주한미군 해외 차출 가능성이 언급됐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은 ‘전진배치’에서 가족을 동반하는 ‘전진주둔’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 제도가 완전히 시행되면 주한미군을 전 세계 우발사태 지역으로 차출할 수 있는 ‘군병력의 풀(pool)’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대북 억제만을 담당하는 ‘(한반도) 붙박이군’에서 ‘순환배치군’으로 전환된다는 전망은 여러 번 제기됐다. 그러나 QDR은 앞으로 4년간 미국 방위 목표와 전략,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력 운용을 담아 의회에 제출한 정책검토 보고서라는 점에서 주한미군 해외 차출이 보다 구체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본격적으로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이 가능한 시점은 복무기간이 3년으로 연장되고 가족 동반이 가능해지는 2010년대 후반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주한미군 기지 평택이전 사업이 완료돼 장병들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복무 여건이 마련된 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일부 핵심 보직 주한미군 장교들은 지난해부터 가족을 동반하고 3년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문제는 주한미군이 차출될 때 한국 정부 동의 여부와 차출에 따른 전력 공백을 어떻게 보완하느냐는 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차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복무가 정상화(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을 때 범세계적인 대응도 가능하다는 점을 간략히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