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밴쿠버-(상) 동계올림픽 D-10 도전의 시작] ‘금5 은3 동4’ 2회 연속 종합10위권 꼭 해낸다

입력 2010-02-02 18:18


애국가가 차분하게 흘러나왔다. 2일 오전 밴쿠버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결단식이 열린 서울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 이규혁(32·서울시청) 등 대표 선수들이 결단식 행사의 하나로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오른손을 가슴에 얹었다.

‘애국가를 밴쿠버 경기장에서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올림픽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을 딴 선수의 국가가 연주된다. 태릉선수촌 애국가는 평화로웠지만 밴쿠버 애국가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가슴은 쿵쾅거리는 듯 했다.

◇한국의 두 가지 목표=대한체육회가 결단식에 맞춰 발표한 밴쿠버 동계올림픽 최종 목표는 2가지다. 하나는 메달 숫자, 다른 하나는 메달의 의미인데 우선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목표로 한다.

이 정도 메달 숫자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종합 7위)에 이은 2개 대회 연속 종합 10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별 종합 순위 10위권 마지노선을 금메달 4개로 예상하고 있다.

메달의 의미는 금메달 종목 다변화를 말한다. 박성인(72) 밴쿠버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은 “쇼트트랙 이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우리의 큰 목표”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금메달 밖에 없는 한국은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린다. 구체적인 밴쿠버 메달 목표에 그런 염원이 들어있다.

◇금메달 5개 시나리오=한국의 금메달 예상 종목은 쇼트트랙 3개,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 각 1개씩이다.

대한체육회는 쇼트트랙의 경우 남자부에서만 금메달 3개(1000m·1500m·5000m계주)를 기대한다. 여자부는 왕멍 등 중국 선수 3명이 500m·1000m·1500m 등 개인 경기 전 종목에서 세계랭킹 1·2·3위를 차지하고 있어 금메달이 쉽지 않다. 다만 단체 종목인 여자 3000m계주는 희망을 걸어보는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1994·1998·2002·2006년에 이어 이 종목 5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대한체육회는 여자 쇼트트랙 3000m계주 목표를 일단 은메달로 잡아놨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남자 500m 금메달이 희망적이다. 한국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 종목 출전권 획득 점수에서 이강석(25·의정부시청) 세계랭킹 1위, 이규혁이 2위에 올라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을 위해서는 핀란드, 미국, 일본 선수들과 싸워야 한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 최대 관건”이라고 했다.

피겨 여자싱글 김연아(20·고려대)는 세계가 인정하는 금메달 후보 1순위다.

◇밴쿠버로 속속 집결=이날 결단식을 기점으로 한국 선수들의 캐나다행이 본격 시작됐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결단식 뒤 곧바로 인천공항을 통해 캐나다 캘거리로 떠났다. 쇼트트랙 선수단은 4일 캘거리로 향한다. 두 종목은 캘거리에서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한국시간 2월 13일) 이전까지 마지막 현지 적응 훈련을 한다. 김연아는 개막 이후인 오는 19일 밴쿠버에 들어간다.

한국은 10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촌에서 공식 입촌식을 갖는다. 첫 번째 금메달 사냥은 한국시간으로 설날(14일) 낮 12시18분으로 예정된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이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밴쿠버 도전이 시작됐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