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부터 서울지역 일반 초·중·고교도 ‘영재교육’

입력 2010-02-01 21:52


새학기부터 서울지역 모든 초·중·고교에서 수학·과학 중심의 주중 영재학급(특별반) 운영이 가능해진다.

서울시교육청은 소수 특수교육원 등을 통해서만 운영된 영재교육이 일반 초·중·고교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방과후 학교 형태의 영재학급 설치·운영 계획’을 1일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주말과 방학을 이용한 영재학급 운영이 올 1학기부터 주중 방과후 학교 형태로 전환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업 부실우려 등의 문제만 없으면 신청 학교 대부분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업 과목은 수학 과학 인문사회 문예창작 등 12개에서 올해부터 발명 과목이 추가된다. 그러나 지난해 영재학급 운영에서 수학과 과학을 선택한 학교가 전체의 81.3%를 차지했기 때문에 영재학급 대부분이 수학과 과학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과목 선택은 학교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학급은 학교별로 최대 세 학급, 학급당 인원은 20명 내외로 정해져 한 학교당 최대 60명의 학생이 영재학급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학생 선발은 관찰 추천과 영재성 검사 두 가지 중에서 학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관찰 추천은 담임교사 등이 학생의 재능을 살펴본 후 추천해 학교별로 구성되는 추천위원회에서 학생을 최종 선발하는 방식이다. 영재성 검사는 시교육청이 학생의 창의성과 독창성 등 잠재적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개발했다. 영재성 검사를 실시하는 학교는 전체 학교가 같은 시간에 시험을 치르도록 해 문제 유출 등을 막을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신종 인플루엔자를 막을 수 있는 창의적인 마스크를 그림과 함께 제시하라’는 중학생 대상 영재성 검사 예시 문항을 제시했다.

다만 영재학급에 드는 비용은 학생·학부모가 부담하게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각종 지원금 등을 적극 활용해 학생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이 정원의 20% 수준을 유지하도록 선발하고, 교육비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영재학급이 주중에 공부 잘하는 소수의 학생만 별도로 선발해 가르치는 ‘우열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이름만 우열반을 영재학급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면서 “우열반에 들어가기 위한 학생·학부모들의 무한 경쟁이 치열해 지고 그만큼 사교육비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