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서예리, ‘IMG 아티스츠’와 계약… 매혹적 목소리, 세계무대 날개 달았다
입력 2010-02-01 19:07
소프라노 서예리(34·사진)가 한국 성악가로는 두 번째로 세계적인 공연 매니지먼트사 IMG 아티스츠와 계약했다.
서예리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IMG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 IMG 소속으로 전 세계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1일 밝혔다. IMG는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등 정상급 연주자 400여명을 거느린 세계 최고의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로 꼽힌다.
IMG와 손잡은 한국인 성악가로는 한국인 최초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선 소프라노 홍혜경에 이어 서예리가 두 번째다. 이로써 IMG 소속으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연주자는 홍혜경,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 지휘자 성시연(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에 이어 네 명으로 늘게 됐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서예리는 국내 팬들에게는 낯설지만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는 소프라노 임선혜와 함께 돋보이는 유망주로 각광받는 음악가다. 2003년 르네 야콥스의 인스부르크 고음악 페스티벌에서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에 출연하면서 유럽 고음악계에 그 이름을 알렸다. 이후 필립 헤레베헤, 르네 야콥스, 톤 코프만, 샤를르 뒤트와, 켄트 나가노, 마렉 야놉스키 등과 공연했다. 베를린 필하모니 홀을 비롯한 독일 전역과 벨기에 모나코 코스타리카 일본 스페인 포르투갈 브라질 등에서 솔로 연주를 가진 바 있다.
매혹적인 목소리와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한 음정, 섬세한 비브라토 등을 갖춘 서예리는 고음악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폭 넓은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뉴욕 링컨센터에서 피에르 불레즈가 창단한 세계적 현대음악 전문 단체인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과 진은숙의 ‘말의 유희’를 협연하여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서예리는 링컨센터 공연 후 소프라노 제시 노먼의 매니저와 미국 내 공연에 대한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관계로, IMG는 앞으로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공연에 대한 매니지먼트 권한을 갖게 된다.
서예리는 오는 17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함께 한국 팬을 만나는 무대를 갖는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바흐의 소프라노와 트럼펫을 위한 칸타타 BWV51 ‘모든 나라에서 주님께 기뻐하며 감사하라’를 협연한다.
내한공연 이후에는 베를린 무직페스트에서 밤베르그 심포니와 피에르 불레즈의 현대음악을 협연하고, 고음악의 개척자 지그스발트 쿠이켄이 이끄는 라 프티프 방드와 바흐의 ‘부활절 오라토리오’를 녹음하는 등 바쁜 일정을 이어간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