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다시 3%대로 상승… 유가 오르고 공공요금 들썩

입력 2010-02-01 18:55


소비자물가가 새해 첫 달부터 3%대로 올라서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할 조짐인 데다 공공요금마저 들썩이고 있어 물가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물가 흐름이 계속 불안할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기에 인상할 가능성이 있어 ‘출구전략(Exit Strategy)’ 시행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촉발될 수도 있다.



◇소비자물가,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1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지난해 4월 3.6%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다. 통계청은 “1월 물가 상승분의 30% 이상을 석유류가 차지했다”며 “농축수산물 가운데 채소 가격이 많이 오른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8% 올랐고, 생선·채소·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는 5.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휘발유(23.4%) 국산 쇠고기(20.8%) 감자(59.0%) 갈치(34.4%) 도시가스(7.5%) 택시료(12.1%) 유치원 납입금(5.4%) 등의 오름폭이 컸다.

◇물가관리 비상…금리인상 앞당겨지나=정부는 지난해 1월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소비자물가가 3% 이상 뛰었으나 2월에는 다시 2%대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전기, 가스, 수도, 교통 등 주요 공공요금이 올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어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2010년 국제유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말 출구전략이 시행되고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유가가 지난해 평균보다 40% 이상 급등한 85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최근 3년간 변동률을 반영한 소비자물가 파급효과를 추정한 결과 원유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연평균 1.17%의 높은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물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한국은행은 경기회복 지원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나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한은이 선제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실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공공요금이나 유가 등 물가 불안요인이 많다”며 “물가 리스크가 커지면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