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비 증강 속도내는 中에 견제구

입력 2010-02-01 21:39


4개년 국방전략 골자·배경

2010년판 미국 국방부의 4개년 국방정책검토보고서(QDR)는 중국의 위협 증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새 QDR이 구글 사태와 미국의 대(對)대만 무기 판매에 이어 중국에 대한 추가 자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뻔해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담았다.

◇“중국의 군사 현대화, 장기 위협요소”=2006년판 QDR에서도 중국의 위협은 다뤄졌지만 2010년판은 좀 더 구체적으로 비중 있게 짚고 있다. 중국은 다수의 첨단 미사일과 신형 공격형 잠수함, 장거리 방공 체제, 전자전 수행 능력을 개발·배치하고 있다는 내용이 새 QDR에 담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새 QDR은 중국이 그럼에도 군사력 확장에 대해 뚜렷한 설명과 보장을 하지 않음으로써 장기적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투명성 결여를 직접 문제 삼은 것이다.

미 해군과 공군이 보유한 신형 폭격기와 크루즈 미사일, 항공모함 탑재 무인 비행기 등의 전력을 통합 운영키로 한 대목도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의 군사 현대화는 장기적 위협 요소가 되는 만큼 선제 대응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미국의 대(對)대만 무기판매 결정에 군사교류 중단을 선언한 상황이라 전면 대응에 나설 공산이 높다. 양국 간 주요 쟁점인 인민폐 환율 절상, 기후변화 협약, 이란 및 아프가니스탄 분쟁 문제 등에서 미국과 마찰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對)중국 외교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시아 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추진”=새 QDR에선 또 동시다발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성격의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아프간전·이라크전도 수행해야 하지만 마약조직과의 갈등 같은 비정규전이나 재난 등에 대비한 인도주의적 군사작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 배치돼 있는 미군을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배치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한국과의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고려해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면서도 아시아 군사·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용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QDR은 “미 해군 전력 등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지역들에 더 다양하게 배치해야 하고, 기존 해외 미군 기지들도 강화·분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QDR이 중국에 이어 주목한 나라는 이란이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은 물론 페르시아만 해역에 소형 공격정을 배치함으로써 미 해군의 작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란이 무인 비행기와 견착식 미사일을 레바논의 헤즈블라에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