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폐막, 주요 의제 G20회의로… 美 불참·위기 그늘 가시고 은행가들 위축
입력 2010-02-01 18:40
스위스 다보스에서 31일(현지시간) 폐막된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는 세 가지가 없었다.
첫째, 미국이 없었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갈채를 받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해 불참했다. 개막연설을 한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달러화가 기축통화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대신 선진국과 중진국의 모임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자유무역 확산과 탄소배출량 감축, 후진국 지원 대책 등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둘째, 경제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가셨다. 지난해 더블딥 가능성을 제기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마저도 소비 약세와 재정적자 등을 우려하면서도 ‘U자형 회복’을 전망했다.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이 예상 밖의 높은 경제성장을 실현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으로 주목받았고, 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국이 경제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더딘 일자리 창출, 선진국으로 번지는 재정적자 위기 때문에 불안하다는 평가였다. 제라드 리온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는 (실업률이 높은) 서양이 아니라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동양에 있다”며 “그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셋째, 그동안 다보스포럼을 주도했던 은행가들의 설자리가 크게 위축됐다. 사르코지 대통령부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리커창 중국 부총리, 세계적 펀드매니저 조지 소로스 등이 한입으로 금융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형 금융기관들의 ‘대마불사(too big to fail)’ 태도를 비판했다.
수세에 몰린 금융기관 최고경영자와 국제금융기구 대표, 각국 금융정책 책임자들은 30일 예정에 없던 비공개 회동을 갖고 ‘정리 펀드’ 등 대응책을 논의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과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강조하면서 성장일변도와 무한수익 추구라는 경제관에서 탈피하려는 분위기였다. 다보스포럼이 신자유주의를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는 책임에서 비켜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소셜미디어도 적극 활용했다. 다보스포럼 트위터는 3만명이 구독했고, 페이스북을 통한 투표에는 20만명이 참여했다. 인터넷 생중계도 21만명이 지켜봤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