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골 퍼레이드… 허정무 감독 싱글벙글

입력 2010-02-01 18:06


이청용·박주영 이어 박지성 올 시즌 첫 골맛, 9개월만에 부진 탈출… 월드컵대표팀에 큰 힘

오는 6월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 나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 시즌 첫 골이 나왔다.

박주영(25·AS모나코) 이청용(22·볼턴)에 이어 해외파 고참 박지성까지 상승세를 타면서 허정무호의 남아공 꿈(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도 무르익어가고 있다.

박지성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7분 맨유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맨유 3대 1 승리).

박지성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패스를 받은 뒤 골문까지 40여m 거리를 혼자 몰고가 오른발로 아스널 골문을 뚫었다. 센터서클 부근에 있던 박지성은 볼을 받기 위해 과감하게 전진 이동했고, 아스널 문전에서 본인이 직접 해결했다. 박지성은 스카이 스포츠로부터 ‘지칠 줄 모르고 뛰었다’는 평가와 함께 팀내 세 번째인 평점 7을 받았다.

박지성의 잉글랜드 무대 득점은 지난해 5월 초 아스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이후 9개월 만이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2009∼2010) 팀내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예년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해 실전 감각 유지에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2, 3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아스널전 득점으로 그동안 자신을 짓누른 골 부담을 털어내는 한편 맨유내 입지도 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지성은 이날 경기장을 종횡무진 휘저으면서도 적절한 드리블과 패스로 팀 공격의 속도를 배가시키는 장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박지성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득점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많은 골을 넣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날의 승리와 골이 스스로 자신감을 느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맨유는 승점 53으로 2위, 아스널은 승점 49로 3위를 유지했다.

유럽파들의 최근 골 퍼레이드는 허정무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청용은 잉글랜드 정규리그 번리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 주말에는 박주영이 프랑스 무대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2골을 터뜨렸다. 기성용(21·셀틱)도 지난 30일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팀의 결승골에 기여했다.

중앙 공격수 박주영에 양쪽 날개 박지성 이청용,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까지 선전하면서 허정무호 득점 루트의 얼개도 완성되고 있다. 유럽파들의 활약은 허정무호에 승선하려는 국내파 및 J리거들에게도 자극이 된다.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유럽파 없이 훈련 중인 허정무호는 동아시아 대회 참가를 위해 4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허정무호는 7일 홍콩, 10일 중국, 14일 일본과 경기를 치른다. 유럽파들이 총 출동하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은 3월 3일로 예정돼 있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