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아버지들의 통회자복 이끌었던 프로미스키퍼스, 지금은?
입력 2010-02-01 11:31
[미션라이프] 남성이 바뀐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프로미스 키퍼스(약속을 지키는 사람들·PK)는 ‘남성이 변화된다면 이 세상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고 여성을 제외시키는 것은 아니다. PK엔 성인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청소년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남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회개하고 결단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파급이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990년 3월, 당시 콜로라도대학교 미식 축구 감독이었던 빌 매카트니가 크리스천 운동선수 모임에서 발견한 이 비전은 곧 PK의 시작을 의미했다.
매카트니는 이를 위해 ‘7가지 약속’을 행동지침으로 정했다. 하나님 앞과 공동체(직장, 교회), 가정에서 남성들이 앞장서 약속을 지키자는 것이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 다른 남성들의 필요 채우기, 영적·도덕적·성적 순결 실천, 성서적 가치를 통한 결혼과 가정 보호, 목회자를 위한 기도,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연합, 지상명령 순종 등이다.
PK는 처음 매카트니와 데이브 워델 박사 2명이 참석하는 초라한 기도모임으로 출발했다.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면서 90년 6월엔 기도모임 참석자가 72명으로 늘었다. 이듬해 7월 개최한 첫 PK 집회엔 4500명의 남성이 참석했다.
해가 거듭하면서 PK 집회 참석인원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 내 13개 지역에서 열린 95년 집회는 참석 인원이 73만 8000명으로 불어났다. 청소년 3500명은 이 집회에서 순결서약을 했다. 이때부터 PK는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등 전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때쯤 국내에 소개된 ‘아버지 학교’도 이 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97년 10월 4일엔 역사적인 PK 집회가 워싱턴에서 열렸다. 100만명(주최측 추산)의 남성들이 내셔널 몰에 모여 ‘미국의 성적·도덕적 타락이 나 때문’이라며 회개 기도를 했다. 인종과 교파를 초월해 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이번 집회는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최대 규모의 집회로 기록됐다.
PK 집회의 특징은 단순한 이벤트성 집회가 아닌 철저한 제자훈련을 통해 남성들의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모든 교회에 이 운동을 정착시킨다는 목표 아래 PK가 각 교회나 모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자훈련 교재를 보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집회에서는 남성들의 회개와 결단의 결과로 자발적인 헌혈이나 기부도 많은 게 특징이다.
2003년, PK 설립자인 빌 매카트니가 사임하면서 운동의 확산세는 주춤해졌지만 오는 2월4일 덴버를 비롯해 4월엔 햄톤 등 지역 집회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08년 9월엔 매카트니가 이사장으로 PK에 복귀하면서 부흥을 꾀하고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