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우리銀 파생상품 투자손실’ 전직임원 본격수사… 황영기 前 행장에 불똥?

입력 2010-01-31 19:18

검찰이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1조5000억원대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끼친 우리은행 전직 고위 임원들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 수사가 황영기 전 행장으로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전현준)는 31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채담보부증권(CDO) 및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를 주도했다가 1조5000억원대 손실을 낸 혐의로 우리은행 전 임원 2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우리은행 홍모 전 부행장과 홍콩법인 현모 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2005∼2007년 우리은행이 CDO와 CDS에 각각 10억7000만 달러, 4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홍 전 부행장 등이 적절한 위험관리 규정을 준수했는지, 안전장치를 갖추고 투자가 이뤄지도록 감독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홍 전 부행장 등을 출국금지하고 조만간 이들을 소환, 파생상품에 투자하게 된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CDO는 미국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유동화 증권이다. CDS는 여기서 위험 부문만 분리한 신용파생상품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검찰은 당시 행장이었던 황 전 KB금융지주 회장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황 전 회장에 대해 파생상품 손실 책임을 인정해 직무정지 3개월의 제재를 결정했고 황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