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가는 길’ 2월1일 개성 실무회담… 남북 2010년 첫 공식 만남
입력 2010-01-31 18:46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연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남북은 1일 제4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올해 첫 남북 당국간 공식회담인 것은 물론 북측의 잇단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 사격 직후에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측은 개성공단 통행·통관·통신 등 이른바 ‘3통’ 문제와 근로자 숙소 건설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북측은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인상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우리 측은 3통 문제와 숙소 문제만이 의제라는 입장”이라고 말해 임금인상 문제를 놓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수석대표로는 우리 측에서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대표가, 북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각각 나선다.
앞서 북측은 30일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대표단 5명의 명단을 통보해왔다. 또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이번 실무회담에 참여할 우리 측 대표단의 군사분계선 통행에 동의한다는 입장도 전해왔다.
북측은 실무회담을 앞두고 연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보도를 쏟아내며 장외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사회보험료를 제외하고 57.881달러인 최저 임금 인상이 “근본적이고 선차적인 문제”라며 최우선 의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들은 한결같이 현재 임금을 “말이 임금이지 ‘용돈’도 되지 못하는 보잘것없는 돈”이라며 남한 당국을 압박했다.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인터넷신문 ‘우리민족끼리’는 30일 “해외경제특구 근로자 노임은 200∼300달러 또는 500달러 수준이지만 개성 근로자들의 노임은 57달러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이 연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남북이 결국은 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청와대는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비롯해 후속 군사 실무회담,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 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