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회의원, 기초단체장 출마 ‘러시’

입력 2010-01-31 18:45

지방선거 눈길 끄는 도전들

시도지사와 교육감 예비 후보자 등록이 2일 시작됨에 따라 ‘6·2지방선거’ 레이스도 이번주부터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수도권 여야 승부, 영남권 친이·친박 대결 외에도 숨겨진 관전 포인트가 많다.

우선 전직 국회의원들이 대거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에 도전하고 나선 점이 눈길을 끈다. 기초단체장을 거쳐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통상적인 흐름으로 비춰볼 때 ‘하향 지원’인 셈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포천시장의 경우 17대 의원의 맞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17대 때 포천·연천 지역에서 당선됐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도하차했던 이철우 전 열린우리당 의원과 재선거를 통해 이 전 의원 후임으로 당선됐던 고조흥 전 한나라당 의원이 포천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17대 의원을 지낸 민주당 최성 전 의원은 고양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 민주당 유은혜 수석부대변인 등과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 이기우 전 의원은 수원시장, 노현송 전 의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출마를 고민 중이라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에선 11∼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준상 전 의원이 서울 광진구청장에, 13∼14대 국회의원인 유승규 전 의원은 태백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8대 총선 이후 선거 트렌드가 된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진영의 대결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경북지사, 대구시장, 경남지사 공천을 놓고 한나라당 내에서는 친이·친박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한나라당 용인시장 후보군에는 서정석 현 용인시장과 이정문 전 용인시장, 이정기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특히 이 전 시장과 이 부위원장은 친형제 사이로 각각 친이와 친박 계열로 분류된다.

386 출신들도 대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부천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인사 검증을 담당했던 권오중 전 청와대 행정관이 고양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청장에는 한반도재단 기획위원장인 기동민 전 청와대 행정관이 바닥을 훑고 있고 오상호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김영배 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도 거명된다. 한나라당에서도 국회의원 보좌관이나 참모로 활동 중인 젊은 정치인들이 대거 선거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386 정치인들 사이에서 전례 없는 공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