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밥상이 위험하다] 고열량·저영양 식품 지속 섭취땐… 당뇨·고혈압 유발
입력 2010-01-31 18:19
면역력도 약해져
새 직장을 찾기 위해 최근 회사를 그만둔 우모(33)씨는 한동안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에 시달렸다. 막연히 ‘이직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다 진찰을 받아보니 균형이 깨진 식생활을 5년 이상 계속한 게 원인이었다. 그는 거의 매일 아침식사를 거르고 점심은 간단히 해결한 채 저녁에 술을 마셔 왔다. 의사는 “고혈압 증상이 있고 뇌혈관도 수축돼 있다”며 “휴식을 취하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라”고 당부했다.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다양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홍성호 교수는 “인스턴트식품을 가공할 때 들어가는 식용색소, 표백제, 조미료 등을 섭취할 경우 당뇨,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함유된 나트륨도 문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지난해 7월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시판되는 라면 1개의 평균 나트륨 함유량은 2075㎎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성인 1일 나트륨 섭취 기준치는 1968㎎로 점심에 라면 하나만 먹어도 기준치를 넘긴다.
홍 교수는 “체내 나트륨량이 높아지면 비만, 고혈압, 각종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위험하다”고 말했다.
인스턴트식품을 먹을 때 주로 함께 마시는 탄산음료 역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탄산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비만은 물론 위궤양과 위염 등의 질환도 생길 수 있다.
영양균형이 깨지면 신체 면역력도 약해진다. 홍 교수는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전염병이 유행할 경우 체내 영양균형이 깨진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젊은층의 영양불균형은 제2의 부작용도 낳는다. 자신의 영양불균형이 자녀에게 연쇄적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대 식품영양학과 최영선 교수는 “젊은이들이 자기 몸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라 자녀의 식습관에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다”며 “영양불균형 문제가 전 연령으로 확산될 우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국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