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분기 GDP 증가율 상향… 소비·투자도 탄력

입력 2010-01-31 18:57


한은, 12월 산업생산 호조따라 최대 0.2%P 오른 0.4% 전망

지난해 12월 산업생산 호조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최대 0.2% 포인트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와 설비투자 등 민간부문의 활력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분기 GDP의 ‘예상 밖 부진’을 이유로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기회복 둔화론’은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플러스 성장”=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 28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산업활동동향은 ‘서프라이즈(깜짝 놀랄 실적)’ 정도는 아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경기상황을 보여줬다”며 “이에 따라 전기 대비 0.2%로 발표된 4분기 GDP 증가율은 0.1∼0.2% 포인트 상향 조정된 0.3∼0.4%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31일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제조업 생산과 내구재 판매 등 항목이 전망치보다 높게 집계돼 일부 지표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은 최소 0.3%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기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발표돼 경기회복 속도 둔화 우려를 낳았던 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도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것이 확실시된다. 한은은 12월 산업활동동향 등 추가 지표가 모두 반영된 ‘2009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 잠정치’를 3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4분기 GDP 증가율이 0.3% 이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한은의 진단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미세하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한은의 당초 예상보다 가파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 등을 통해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을 0.3%로 예상했지만 실제는 이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내수회복 예상보다 가팔라=본격적인 출구전략의 관건으로 꼽히는 ‘민간부문의 자생력 회복’ 측면에서도 12월 산업활동동향은 매우 긍정적인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매판매의 확장세다. 소비심리 개선에 신차 효과가 더해지면서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7%, 전년 동월 대비 12.1%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전월 대비 4.0%, 전년 동월 대비 21.0% 증가했다. 게다가 12월 중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9.9%로 80%에 육박해 올해에도 설비투자가 양호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최근 국내 경제지표 흐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소비 등 내수 쪽의 회복 강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의 재정지출이 감소했지만 민간부문의 활력이 상당히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경기동행지수 하락은 불안요인=다만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달보다 0.3포인트 감소해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불안요인이다. 여기에다 향후 경기를 엿볼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도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이는 연말 계절조정 과정에서의 변동성 확대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2009년 지수 조정과정에서 상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그 근거로 12월 경기동행지수의 상승세를 둔화시킨 데 기여한 가동률지수와 서비스업 생산지수 등의 원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했다는 점을 들었다.

배병우 정동권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