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새 230억 넘은 ‘펀드 이동’ … 수수료 내린 판매사 1곳도 없어
입력 2010-01-31 22:18
펀드 판매사를 바꾼 펀드가 23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5일부터 펀드 투자자는 환매 절차나 추가 수수료 부담 없이 판매회사를 옮길 수 있다. 하지만 판매 보수를 내린 판매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판매사 이동제 실시로 판매 보수 등 수수료 인하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본 금융당국의 기대가 빗나간 것이다.
31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9일까지 펀드 판매사 이동제를 신청한 펀드 규모는 237억원이다. 25일 13억원을 기록한 뒤 26일 46억원, 27일 53억원, 28일 71억원, 29일 5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판매사 이동 건수는 25일 103건, 26일 229건, 27일 273건, 28일 253건, 29일 265건 등으로 1123건을 기록했다. 펀드 투자자들은 대부분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판매회사를 갈아탄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 이동은 활발하지만 판매 보수를 포함한 판매 수수료를 내린 곳은 없었다.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동제 실시 이후 펀드 관련 수수료나 보수를 내린 판매사는 한 곳도 없다. 제도 도입 이전에 판매수수료를 인하한 펀드 수는 65개다. 수수료를 내린 펀드 65개를 판매사별로 보면 키움증권 62개, 우리투자증권 2개, 푸르덴셜투자증권 1개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펀드 판매사로는 처음으로 판매 수수료 면제 방침을 발표한 뒤 12월에 수수료를 내렸다. 우리투자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도 지난해부터 자발적으로 내린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판매 보수의 경우 투자자의 불평과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투자자에게 부담만 지우는 펀드 비용은 하루 빨리 없어지거나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