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정책 리스크 따른 조정은 매수 기회
입력 2010-01-31 18:13
지난주 우리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군의 좋은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강도 높은 은행규제 추진과 중국의 긴축 조치로 하락 마감했다. 29일 장중 코스피지수가 16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중국 증시는 올 들어 지급준비율 인상과 신규대출 제한 등 당국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으로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긴축 조치는 경기 과열이 아닌 부동산 시장 과열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중국의 통화증가율 하락이 중국 증시 고점과 일치하거나 선행했다는 과거 경험이 증시의 악재로 작용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은행 개혁안이 대형금융기관들을 위축시키고 동시에 금융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금융기관 수익성 악화와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조정 분위기 속에서 기술적 반등 시도가 가능할 전망이다. 코스피지수 1600선은 MSCI(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기준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로 봤을 때 9.5배 미만에 해당한다. 글로벌 증시에서 몇 개 안 되는 10배 미만 PER이라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경기 회복세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 성명서에는 없었던 ‘강화되고 있다’는 문구를 삽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노동시장과 가계소비 회복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설비투자의 회복을 강조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제기된 미국과 중국에서 나오고 있는 일련의 정책들은 경기 흐름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불안 요소들을 제거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책적인 리스크에 따른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
이번 주 증시는 전약 후강이 예상된다. 코스피지수 하한선은 1570선으로 정하되 1600선 이하부터는 매수를 권유한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