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CJ올리브영에 납품 중단… “로드숍 ‘아리따움’ 집중”

입력 2010-01-31 18:58


아모레퍼시픽이 건강·미용품 전문 소매점 CJ 올리브영에 ‘라네즈’ ‘마몽드’ ‘아이오페’ 등 화장품 전 품목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31일 “CJ 올리브영에 공급하는 물량을 점차 줄여 상반기까지만 유통시킬 방침”이라며 “신규점엔 화장품을 넣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로드숍 ‘아리따움’에 집중키 위해 올리브영과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제조·유통 1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건강·미용품 전문점 업계 1위인 CJ 올리브영에 납품을 중단하지만 2위인 GS왓슨스엔 화장품을 계속 공급할 방침이다.

아모레 관계자는 “GS왓슨스는 직영 체제지만 올리브영은 가맹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란 소문이 돌아 공급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사업 규모로 볼 때 가맹 체제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업계엔 LG생활건강이 지난해 11월 더페이스샵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로드숍 수에서 아모레퍼시픽을 642곳이나 앞지르자 아모레 측이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이 대세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화장품 1위 업체가 화장품을 주로 판매하는 유력 유통업체에 공급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파워 과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J 올리브영에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제품의 매출액 구성비는 화장품 부문 매출의 15%, 전체 상품 매출의 8%를 차지했다. 연간 판매 금액은 84억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매출액이 10분의 1 수준인 협력업체에 설득력 없는 이유로 피해를 준 것도 문제지만 유통 경로를 좁히는 건 제 살을 깎는 행위”라고 말했다.

유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