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의료인·자원봉사자들, 노인들의 고통을 어루만지다
입력 2010-01-31 18:13
사랑의 의료봉사, 전남 영암군 독천교회서 헌신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브릿지의료인회가 참여한 제905차 ‘사랑의 의료봉사’ 행사가 29∼30일 전남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독천교회(담임목사 김성환)에서 열렸다. 진료를 받은 노인들은 “이런 농촌까지 찾아와 늙은이들을 진료해줘 너무 고맙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봉사기간 동안 종합병원으로 변신한 독천교회 1층 소예배실에는 차가운 날씨에도 학산면뿐 아니라 미암·서호면 등 60여개 인근 마을에서 찾아온 고령의 주민들이 차례를 기다리다 진료를 받았다. 교회 식당에 마련된 치료실에서는 그동안 농사일로 지친 주민들이 영양제 링거 주사를 맞거나 물리치료를 받았다. 본보가 운영하는 움직이는 병원 ‘사랑의 의료봉사’ 버스는 교회 앞마당에 자리 잡았다.
이번 의료봉사에는 브릿지의료인회의 정성남(45·정형외과 전문의) 단장을 비롯해 일반 의사 11명과 치과의사 2명, 간호사 2명, 전남대와 조선대 의과대학 재학생 35명, 자원봉사자 5명 등 모두 56명이 참여했다.
2000년 광주·전남지역 의료인과 예비 의료인 등 150여명이 모여 설립한 브릿지의료인회는 그동안 몽골 방글라데시 등 해외 의료봉사활동에 전념하다 2007년부터 매년 2차례 국내 의료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또 수시로 광주지역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무료 진료활동도 벌이고 있다.
의료봉사단은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정형외과, 치과, 임상병리과, 한방 및 물리치료 등 분야별로 나뉘어 환자들을 돌봤다. 혈압과 당뇨 등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하면서 건강 유의사항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했다.
교회 신도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의료진을 거들었다. 임윤오(61) 장로 등 3명은 각 마을을 돌며 고령의 주민들을 교회까지 태워주는 차량봉사활동을 폈다. 주민들은 농사일로 얻은 관절염과 어깨·허리 통증, 위장 장애, 혈압, 당뇨 등을 주로 호소했다.
40년 넘게 농사를 지으며 얻은 허리와 관절염을 진찰받기 위해 남편 정대억(72)씨와 함께 의료봉사단을 찾은 조순예(68)씨는 “평소 아파도 병원을 자주 찾지 못했는데 무료로 한자리에서 종합진찰을 받으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박양금(81) 할머니는 “심장질환과 다리 통증이 심했는데 멀리 떨어진 큰 병원까지 나가지 않고도 진료에 약까지 받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 단장은 “교회 측으로부터 이곳 노인들의 고통을 전해 듣고 찾아왔다”며 “연로한 주민들을 위해 진단 위주의 의료 봉사를 펴며 하나님의 사랑도 전했다”고 밝혔다.
영암=글·사진 이상일 기자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