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만금 계획, 기대만큼 걱정도 많다
입력 2010-01-31 20:01
오는 2030년까지 21조원을 투자해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새만금종합계획이 확정됐다. 이로써 1991년 방조제 첫 삽을 뜬 지 19년 만에 새만금 사업은 본격 실행단계로 들어서게 됐다. 그동안 사업추진 당위성 논란을 비롯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표류해왔음을 감안하면 이제라도 궤도에 들어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당초 식량자급 차원에서 시작된 새만금 사업은 현 정부 들어 목표가 수정돼 경제중심도시로 개발된다. 산업과 국제업무, 레저 등 5개 권역의 방사형 구조 명품복합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대로 실현되면 경제성은 물론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개발사업의 모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대목도 적지 않다. 세종시 논란을 의식해 서둘러 발표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개발계획이 막연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짜여졌다는 지적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조달이다. 정부는 21조 가운데 10조가량은 국비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민자로 조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수익성 불투명으로 민자유치가 어려울 경우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곳 외에도 전국에는 5개 경제자유구역과 혁신도시, 기업도시들이 있다. 기업들이 정부 입맛대로 이곳저곳 다 들어가 줄지 의문이다.
수질 확보도 과제다. 기존 농업용수에서 수상레저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3조원을 투자한다지만 2001년 이후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도 수질이 오히려 악화됐을 만큼 수질 개선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제업무도시로 만들려면 접근성도 높여야 한다. 기존 군산공항의 국제노선 취항 방안을 강구하고 항만과 도로건설을 추진한다지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은 한 외국인 투자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새만금 마스터플랜은 이런 모든 분야에서 하나라도 차질이 있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자칫 막대한 재정만 투입하고 사람은 없는 유령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 실패를 감수하기에는 워낙 큰 사업인 만큼 사업 착수 전에 부문별로 가능성 여부를 치밀하게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