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환자, 리덕틸 복용 ‘고민’… 식약청·비만학회, 처방 및 조제 이견

입력 2010-01-31 17:35

해외에서 부작용 우려가 제기된 시부트라민 성분 함유 비만 치료제(리덕틸) 처방을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전문가 단체인 대한비만학회의 의견이 달라 환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은 지난달 21일 리덕틸이 심각한 심혈관계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회원국에 판매 중지 권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식약청도 국내 의·약사들에게 리덕틸과 같은 성분을 쓴 비만 치료제의 처방 및 조제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안전성 속보를 전달했다.

하지만 비만학회는 “환자가 비만 및 과체중에 해당하고, 시부트라민 제제의 체중 감소 반응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며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경우 제품에 첨부된 사용 설명서에 따라 처방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내 시부트라민 성분 식욕억제제 허가 사항에는 이미 심혈관계 질환자를 ‘투여 금기’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는 만큼, 이 금기사항에 준해서 처방을 내리면 된다는 것이다.

학회 관계자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환자를 철저히 걸러내는 만큼 환자나 의사가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증되지 않은 부작용 때문에 리덕틸을 처방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식약청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종합 검토와 오는 3월 나오는 유럽의약품청의 최종 보고서를 보고 퇴출 여부 등 후속 조치를 취하겠는 입장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