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기發 ‘열성 홍반’ 주의보

입력 2010-01-31 17:35


전기난로·핫팩 장기 사용땐 저온 화상인 붉은 반점 발생

온열 기구 사용이 늘면서 다리 등에 일종의 저온 화상인 ‘열성 홍반’을 입어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개는 전기난로, 전열매트, 온수 찜질팩 등을 적정 온도나 적정 시간 이상 사용하는 등 부주의로 인한 경우다.

연세SK병원 심영기 대표원장은 31일 “열성 홍반은 추운 날씨에 습관적으로 난방 기구를 가까이 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부 안쪽부터 변성이 일어나 발생한다”면서 “다리 피부에 붉은색 그물망 같은 것이 생겨 간혹 하지 정맥류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열성 홍반은 보통 몸이나 다리의 가는 혈관이 늘어나서 얼룩덜룩한 붉은색을 띠게 되는데, 가렵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전기난로 등의 복사열에서 나오는 자외선이나 원적외선 등이 피부세포의 DNA에 변형을 일으켜 생긴다. 열성 홍반은 일반 화상과 달리 피부가 뜨거운 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열기(대개 43∼47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생기기 쉽다.

문제는 열성 홍반이 생긴 부위를 방치하거나 지속적으로 열기를 쐴 경우 영구적인 색소 침착이나 피부 궤양을 일으킬 수도 있고, 열기 때문에 모세혈관의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면 다리가 붓는 부종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심 원장은 “드물게는 열성 홍반이 악화돼 피부암으로 발전된 사례도 학계에 보고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사무실 책상 아래 전기난로를 켜 놓고 장시간 사용하거나 가정에서 전기매트 등을 높은 온도로 오래 쓰거나 야외활동 중 핫팩을 장시간 같은 부위에 적용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드물게 노트북을 허벅지에 장시간 올려놓고 사용하다가 생기기도 한다.

온열기구 사용으로 피부가 울긋불긋해졌을 때 일시적 증세라면 피부에 직접 열을 가하는 온열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마사지를 하거나 로션을 발라 피부를 진정시키면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된다면 레이저 시술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므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