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위암 예방은 정기검진이 필수”… 소화기암 발병 원인과 예방법
입력 2010-01-31 17:36
서구화된 식습관은 물론, 불규칙한 식생활,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하기 힘든 바쁜 일상 속에 시달리다보면 누구나 속이 쓰리고 헛배가 부르는 등 소화불량 증상 한 두개쯤 경험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현대인이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혹시 암이 아닐까’하는 우려. 최근 대장암 위암 등 소화기 암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학계의 경고도 이 같은 불안에 더욱 무게를 더해 준다. 대장암과 위암이 걱정된다면 지금부터라도 소화기 건강에 나쁜 습관이 무엇인지 꼽아보고, 과감히 개선하는 생활혁명을 시작하자.
럞 짭짤하고 매운 고지방식을 멀리 하라=소화기 병은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암도 그렇다. 특히 육류 등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은 대변이 장에 체류하는 시간을 지연시키고 독성물질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장 점막 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불규칙한 식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불규칙한 식사는 대부분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져 소화기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야식도 좋지 않다. 낮 동안 활발하던 장 기능은 밤에는 떨어진다. 따라서 오후 9시 이후에는 가급적 음식 섭취를 피해야 한다. 저녁은 채식 위주로 간단히 먹는 것이 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대신 아침식사는 되도록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최민호 교수는 “술이나 담배, 불에 태운 고기, 염장식품도 발암 원인으로 꼽히므로 삼가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럟 아침식사 후 배변 습관을 길들여라=소화기 암, 특히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섬유소가 많이 든 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변비를 막아주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는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콩 보리 등의 곡물류, 사과 알로에 자두 당근 등 채소나 과일만한 게 없다. 이들 식품군에는 섬유소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배변 욕구가 있을 때 즉시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배변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은 위·대장 반사운동이 가장 강한 아침식사 직후다. 배변 시간은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도록 노력한다.
럠 하루 30분,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라=운동 역시 소화기 건강을 챙기는 비법 중 하나다. 운동은 모든 면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리한 운동은 자칫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다 더 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보통 가볍게 걷는 정도의 운동을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4회 이상 하는 것이 적당하다.
럡 스트레스 해소 기분전환 습관을 가져라=스트레스도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그러나 경쟁 사회 속에서 복잡한 대인관계를 맺으며 사는 현대인이 스트레스 없는 생활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암 예방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이 스트레스를 최대한 빨리 해소, 몸에 축적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자면 기분전환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최 교수는 “매일 한 두 차례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하는 습관을 길들여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면 장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럢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라=평소 소화기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귀찮다’ ‘바쁘다’ ‘검사 결과가 두렵다’는 이유로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위험하다. 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소화기 병은 예방이 가능하다. 정기검진을 통해 소화기 상태를 점검하고, 병이 있으면 조기치료 해야 한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40대 이후부터 위 내시경 검사는 1∼2년, 대장 내시경 검사는 3∼5년에 한 번씩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