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단신 김경언 덩크슛 공동 우승 ‘눈길’

입력 2010-01-31 19:05

코트는 뜨거웠다.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이승준(삼성)의 화려한 엘리웁 덩크슛으로 시작됐다. 경기는 매직팀이 줄곧 리드를 지킨 끝에 123대 114로 승리했지만 정규 경기 못지않은 치열한 격전으로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1쿼터를 39-23으로 앞선 매직팀(삼성, SK, 전자랜드, KCC, KT&G)은 3쿼터까지 꾸준히 10여 점 차이를 유지하며 앞서 나갔다. 전날 ‘올스타 루키 매치’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하승진(KCC)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승준과 다니엘스(KT&G)가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그러나 4쿼터 막판 드림팀(동부, 모비스, LG, 오리온스, KT)이 맹렬한 추격전을 벌였다. 3분50초가 남았을 때 드림팀이 106-113까지 추격하기도 했으나 매직팀은 이승준과 다니엘스(42득점 20리바운드)를 앞세워 끝까지 승리를 지켜냈다.

여러 차례 화려한 엘리웁 슛을 선보인 이승준(27득점 9리바운드)이 기자단 투표 64표 중 48표를 획득하며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주희정(SK)은 올스타전 사상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18개)를 기록하며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드림팀 문태영(LG)은 22득점 14리바운드로 활약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벤트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김경언(SK)과 이승준의 덩크슛 대결은 백미였다. 김경언은 단신(185cm)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점프력으로 열렬한 박수를 받았고 이승준 역시 멋진 덩크슛을 보여줘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선수 덩크슛 대결에서는 테일러(KT&G)가 던스톤(모비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고, 3점슛 대결에서는 방성윤(SK)이 전태풍(KCC)을 물리쳤다.

1만359명이 입장, 2003∼2004시즌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관중 1만명을 돌파했지만 관중석 상단 곳곳은 빈 채로 남아 있어 아쉬웠다. 올스타로 선발된 일부 선수의 자세도 오점으로 남았다. 많은 선수들이 화려한 플레이와 재치있는 몸짓으로 박수를 받았으나 팬 투표로 베스트5에 선정됐던 한 선수는 노래 한 소절을 불러달라는 팬의 요청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