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렬 신임 서울연극협회장 “사회와 소통 연극의 지평확대”

입력 2010-01-31 17:49


“연극은 사회에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서울연극협회장에 새로 선임된 박장렬(44·사진) 연극집단 ‘반’ 대표는 “사회와 소통을 통해 연극의 사회적 지평을 확대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서울 동숭동 서울연극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 회장은 “개인적으로 연극은 작품을 통해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협회가 나서서 어떤 작품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 “그동안 연극이 사회와 연계하고 소통하는 면이 약했는데 앞으로 사회복지활동을 강화하고 이슈가 생겼을 때 연극인들이 정확히 목소리를 내는 일 등을 해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우선 4월 열리는 서울연극제에서 수익금의 3% 가량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연극계 내부도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평생 어렵게 살면서도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는 사람을 보면서 감동하듯,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의 정신이 부유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최근 대학로가 침체에 빠진 이유를 “왜 연극을 하는지에 대한 철학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대학로에도 거대자본이 들어오고 있는데 예술가들이 거기에 휘둘릴 게 아니라 내가 왜 예술을 하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스타가 등장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연극이 많아지는 게 꼭 부정적이진 않다는 입장이다. 연극 관객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다양성이 있는 사회에서 그런 것은 인정해야겠지요. 그런 걸 뭐라고 하기보다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다른 색깔의 연극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박 회장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대학로에 여전히 실험적인 초연 작품이 많다. 이번 서울연극제 참가작 중 85%가 초연”이라고 강조했다. 단지 소규모 극단이 기획력과 홍보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외부에 잘 알리지 못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극단이 지속적으로 작품을 공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주는 게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연극협회와 함께 사색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작품만 올리는 전용 극장을 개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을 잘 만들면 작품이 질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