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패러글라이더가 테러무기?…포린폴리시 “기발한 수법 실제 시도된 적 있어”

입력 2010-01-29 21:47

패러글라이딩, 보톡스, 곤충떼,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미국의 국제관계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9일 소개한 기상천외한 신종 테러 무기다. FP는 지난 성탄절에 등장한 ‘액체 폭탄을 숨긴 속옷’보다 더욱 기발한 이런 테러 수법이 실제로 시도됐으며 미국도 방어대책을 강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테러리스트들이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도시 중심부로 낙하하면서 무차별 발포를 할 우려가 있다고 인도 언론들이 최근 보도했다. 2008년 뭄바이에서 166명을 사살한 파키스탄의 테러그룹 라쉬카타이바가 실제로 50개의 패러글라이더를 구입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 국방부는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같은 가상세계가 테러리스트들의 훈련장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 표명한 바 있다. 게임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공격과 방어 방식을 익힐 수 있고, 게임 속 지형을 통해 실제 테러 대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톡스의 원료가 되는 보툴리늄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독성을 지닌 물질로 변환될 수 있다. 1g으로 무려 10만명을 질식시킬 수 있다. 보툴리늄은 최근까지 생산 비용이 막대해 테러용으로 쓰이기 어려웠지만, 러시아 중국 등에서 보톡스 생산이 대량으로 이뤄지면서 일부 공장에서 불법적으로 보툴리늄을 제조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사린 가스 테러를 벌였던 옴 진리교는 실제로 보툴리늄을 이용한 독가스 테러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치명적인 병균을 가진 곤충떼를 적진에 보내는 방안은 실제로 20세기 미국 일본 소련이 한때 검토한 군사작전이다.

FP는 하지만 이 같은 ‘무기’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실제 테러에 사용되기는 어렵다면서, 탈레반도 이를 다 검토한 뒤 속옷을 최종 무기로 채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