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국방, 서해5도 전력 보강… 대포병레이더 고정 배치
입력 2010-01-29 18:45
北 사흘동안 총 350발 쏴
김태영 국방장관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소속 의원들과의 긴급 현안 간담회에서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에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를 고정배치하는 것을 비롯한 화력보강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군이 AN/TPQ 고정배치를 고려하는 것은 백령도와 연평도의 기지 레이더에서 북한이 27일부터 29일까지 발사한 해안포를 미확인 비행물체로 포착하기는 했지만, 발사지점과 궤적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AN/TPQ는 평소 육군 군단급에 배치돼 있다가, 꽃게잡이철 등 서해안에서 북측의 도발이 예상되는 시기에 백령도 등에 순환배치돼 북측 해안포와 장사정포 움직임을 정밀 감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배치됐던 AN/TPQ는 연말쯤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은 북측 해안포 발사 전 황해도에서 3개 군부대가 이동하는 등 사전징후를 감지했으나 정확한 발사지점은 파악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AN/TPQ는 적 포병 포탄을 식별하면, 포탄의 탄도곡선을 추적하는 빔을 연속적으로 방사해 탄도곡선을 역추적, 포탄을 발사한 포병대의 위치를 찾아내는 장비다. 이를 통해 북한의 해안포와 장사정포, 미사일 등의 발사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군이 운용하는 AN/TPQ는 북한군의 전파방해에 대비한 ‘대(對) 전파방해능력’(ECCM)을 갖추고 있지 않다. 따라서 북한이 해안포나 장사정포 발사 때 위치노출을 피하기 위해 전파방해공격을 동시에 가하면 위치파악이 힘들어지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AN/TPQ 36’과 이보다 탐지거리가 높아진 ‘AN/TPQ 37’의 두 종류 레이더를 운용 중이며, 이보다 우수한 스웨덴산 대포병탐지레이더 6대를 올해말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군은 또 백령도에 10여문이 배치돼 있는 사거리 40㎞의 K9자주포를 증강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북한은 29일 오전에도 2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했다. 27일 300여발(오전 30발, 오후 200발, 밤 70발), 28일 30여발 등 3일간 총 350발을 쏘아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