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발 모바일 혁명] “스마트폰 있으면 낯선곳도 안심”

입력 2010-01-29 18:31

값싼 숙소 전화번호도 제공

개그맨 박명수가 물었다.

“싱크 카페가 어디요?”

뉴요커가 대답했다.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찾아봐요.”

얼마 전 방송된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뉴욕 편’의 한 장면이다. 모바일 혁명의 진원지 미국에서는 이미 이 같은 일이 일상화돼 있다. 미국에서 지난해 아이폰 블랙베리 드로이드 같은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2배로 늘어 사용자가 6500만명을 넘었다. 이 가운데 2250만명이 매일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고 경제전문지 ‘안트레프러뉴어(Entrepreneur)’는 전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갑자기 떨어진다고 해도, 손 안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저렴한 숙소와 스타벅스 매장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곧바로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할인쿠폰까지 친절하게 찾아준다. 낯선 길을 찾아가는 것도 걱정할 필요 없다.

구글맵에 접속해 목적지를 입력하면 실제와 똑같은 도로 사진이 펼쳐지고 막히는 곳과 잘 뚫리는 곳까지 알려준다. 휴대전화를 따라 걷기만 하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지하철을 타고 싶으면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된다. 몇분이 걸리는지, 몇번 출구로 나가야 하는지까지 가르쳐 준다. 맨해튼에서 10년 동안 살아온 진짜 뉴요커보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배낭여행객이 오히려 더 지름길로 갈 수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모바일 혁명에 심취해 있다. 자신이 대선 후보 시절 사용하던 블랙베리폰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쓰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백악관의 보안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 했을 정도다. 블랙베리는 휴대전화를 통해 이메일을 즉시 확인하고 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도 궁금한 게 있으면 블랙베리폰으로 전문가에게 이메일을 보내 상의하고 있다.

현실 세계와 인터넷상 가상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인터넷상의 정보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체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모바일 혁명은 산업 지형도도 바꾸고 있다. 정보통신 조사기관 컴스코어는 5년 내에 모바일 사용자가 컴퓨터 사용자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인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횟수가 80억회를 넘어서고, 모바일 광고와 애플리케이션 시장 규모는 광고를 합쳐 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13년까지 모바일 시장은 295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가트너는 내다봤다.

모바일 접속이 폭증하면서 부담도 커지고 있다. AT&T는 지난달 뉴욕주에서 아이폰 판매를 한때 중단하기도 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에서는 아이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멈추는 경우가 늘고 있다. CNN은 아이폰 출시 이후 AT&T의 데이터 처리량이 5000%나 늘었다며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수용 한계에 거의 도달했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